22년 3월에 초연을 시작해 SNS에서 입소문 장난 없는 뮤지컬 「프리다」
빵빵한 출연진과 너무 좋은 넘버들에 홀려 오랜만에 광화문 나들이를 다녀왔다.
공연 장소는 세종문화회관! 정말 오랜만의 광화문 나들이었다.
저녁이 되니 색색 불빛이 아름다운 세종문화회관, 나의 공연장은 바로 S씨어터!
절대 길 잃지 말라는 듯 커다란 손가락이 입구를 가리키고 있다 ㅋㅋ
극장 내려가는 길... 너무 떨려!
오늘 캐스팅은 김소향, 전수미, 임정희, 황우림 배우님.
이 조합을 소극장에서, 바로 내 눈 앞에서 보다니 믿을 수 없어..!
특별하고 기쁘고 좋지만 이런 무대가 점점 더 별 일이 아닌 것이 되기를, 지금 이 배우님들이 한 무대에서 다양한 주연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별 일'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오늘 자리도 정말 대박이야
맨 앞 분단은 간의 의자라 패스하고 완전 로열석 맨 앞 맨 가운데.
이보다 상석인 자리는 없다! 극장에 들어가서 앉으니 정말 무대와 배우들이 코앞에 있더라!
줄거리
멕시코의 대표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다룬 창작 뮤지컬 프리다.
극은 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Last Night Show의 호스트 레플레하는 크루원인 데스티노, 메모리아와 함께 화가 프리다 칼로를 게스트로 맞이한다.
의사를 꿈꾸던 어린 소녀 프리다는 6살에 소아마비를 앓았는데, 병에 굴하지 않고 재활훈련으로 자전거 타기, 롤러스케이트, 수영, 복싱, 레슬링 등 당시 여자아이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운동을 섭렵한 뛰어난 인재였다.
그의 재능은 체육에만 있지 않아 16살에는 멕시코 최고의 교육기관인 '멕시코 국립 예비 학교'에 입학한다. 그 학교에서 '여학생'을 가르치기로 결정한 첫 해였다. 2000명의 전교생 중 여학생은 고작 35명이었다고.
그러던 중 프리다는 다시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타고있던 버스가 전차와 충돌해 몸 곳곳의 뼈가 으스러지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 것. 셀 수 없는 수술을 받으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프리다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자신의 그림에 대한 피드백을 위해 벽화 거장인 디에고 리베라를 찾아갔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아픔을 극복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디에고의 여성편력과 유산으로 또다시 고통을 겪게 된다.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
그의 마지막 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의 감상!
오늘 연기한 네 명의 배우를 포함해 극 전체적으로 다 너무너무 좋았지만
좀 더 비중이 컸던 두 배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기록해두자면...
일단 자리가 무대랑 정말 가까웠고, 그래서 배우들 표정 하나하나 다 보여서 너무 좋았고,
또 그 덕에 김소향 배우의 멋진 팔 근육과 다리 근육이 생생하게 보였다.
배우님 어쩌면 근육이 그렇게 멋지고 탄탄하죠
나도 요즘 나름 근육 키운다고 키우고 있는데 내가 아주 작아졌어...
아무래도 소향 배우님을 롤모델로 삼고 운동해야겠다
마지막에 막 꽃잎이 떨어지면서 프리다가 처절하고 간절한 독무를 추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이 탄탄한 근육과 엄청난 코어 힘이 빛을 발했다.
아니 한 손으로 옆돌기를 하더라고...?
그러면서도 나레이션에 맞춰 중간중간 의미있는 대사들에 입모양을 맞추는데
그 모든 표정과 몸짓과 대사를 보고있자니 절로 눈물이 났다.
사실 눈물은 그 전부터 조금씩 나고 있었지.
옆에서 친구가 너무 울어서 나는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배우님이 너무 슬퍼 차마 울음을 뱉지도 못하고 꺽꺽 삼키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그리고 무대가 너무 가까워 찌푸린 눈썹 눈물맺힌 눈 벌어진 입 표정 하나하나 다 보이는데
그걸 보면서 도저히 울지 않고 버틸 재간이 없었다.
넘버들이 전체적으로 다 높은 편이었는데 그렇게 격한 감정을 오가며 노래를 다 소화하는게 대단했다.
그리고 그 높은 음들을 김소향 배우는 성악 발성을 섞어 힘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처리했고,
그게 아구안타르 같은 슬픈 곡에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같은 노래를 최정원 배우가 부르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해졌다.
그리고 전수미 배우는............ 거짓말쟁이
끝나고 번호를 준다고 했으면서 주지 않았음.
이번 공연을 보고 전수미 배우의 탭댄스에 정말 완전히 반해버렸다..
일반적인 탭슈즈보다 훨씬 굽이 높은 구두였는데 어쩌면 춤을 그렇게 추지?
선명하게 울리는 탭소리에 처음에는 음원을 틀고 박자를 맞추는가 했다.
하지만 구두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마이크를 보고서는 와 정말 라이브구나 깨닫고 감탄만 연발했다.
(하긴 음원에 맞춰서 탭댄스를 췄다면 그것도 대단한거겠지만..ㅋㅋ)
지금까지 쇼 호스트, 관객 바람잡이, 호응 유도, 능글거리는 바람둥이 역은 주로 남자 배우들에게 돌아갔고 나는 그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능글거리는 역은 일견 쉬워보여도 사실은 너무 과해도 모자라도 미숙해보이기에 본인의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객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센스까지 요하는 어려운 자리이다.
하지만 그런 역할은 보통 주인공이 아닌데다가 싼마이 캐릭터성이 확실해 쉽다는 편견이 겹쳐........ 그렇게... 되기 십상..
그런 점에서 전수미 배우의 레플레하는 완벽했다. 일단 배우님이 노래랑 연기를 너무 잘하니까..
춤을 그렇게 추고나서 곧바로 그런 목소리로 노래를 하니까 근데 잘하니까 디에고 썅놈의 캐릭터가 매력있어 보이잖아ㅜ
이렇게 노래하고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에게 지금까지 착.한.여.자 아니면 나.쁜.여.자 의 평평한 역만 주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답답하고 지난 세월이 아깝다.
너무너무 재능낭비 앞으로 더 다채롭고 더 매력적인 역할을 많이 맡으셨으면 좋겠어
인터넷에서 전수미의 재발견 어쩌구 그러던데 '발견'이라는 표현은 좀 시혜적인 것 같아, 관객이 배우를 발굴해낸 것이 아니라 배우가 관객에게 뙇 보여준거지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아무튼 번호를 준다고 했으니까 번호를 주세요. 다음에는 꼭 앞자리 앉겠어....
그리고 너무 반가웠던 임정희 배우~
아직 내게는 배우보다는 가수가 익숙한,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함께한 목소리!
집에 오는 차에서 Music is my life, 눈물이 안났어, 진짜일 리 없어, Golden lady, 꽃향기 등 좋아했던 노래들 쭉 들으면서 오는데 아주 추억이 퐁퐁 솟아났다.
노래를 잘 하는 건 너무 당연해 말할 필요도 없지.
죽음이 찾아오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으스스한 허밍이 녹음이 아니라는 사실에 매번 깜짝 놀랐다.
배우님.. 주로 이별을 노래하시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무서운 이별이 되셨군요...
마지막으로 황우림 배우!
처음 보는 얼굴에 궁금해서 찾아보니 믹스나인에도 미스트롯2에도 출연한 경력직 가수..!
미스트롯에 나왔다니 우리 엄마에게는 슈퍼스타였겠는걸..? 엄마한테 황우림 엄청 가까이서 보고왔다고 자랑해야지
그간의 우여곡절은 뮤지컬을 하기 위함이었을까?
시원시원한 목소리 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동작들이 객석에서 너무 잘 보이고 잘 들렸다!
이번 공연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내 옆에 내가 정말 싫어하는 유형의 관객이 앉았다는 거였다.
자꾸 팔걸이를 넘어 내 자리를 침범해 오고, 비키기 싫어 버티면 닿은 팔로 밭게 쉬고 있는 숨이 다 느껴지고!!!
그러면 나는 공연에 집중 못하고 그게 자꾸 짜증나고, 결국 내가 몸을 좀 오므리면 내 자리를 더 침범하고!!!!!!
대체 왜 그러는거야 시끄럽게 구는 것만 관람 예의가 아니라고요~~
아 하나 더 아쉬운 점
코로나 때문에 함성 지르기를 삼가야 했다는 것
최대한 열심히 박수 쳤지만 부족해 나는 열렬히 환호하고 싶었다구
아무튼 이것들 빼면 정말 완벽했던 공연이었다.
재관람 표는 할인도 되니까 5월에 또 보러가야지~!
그동안 유튜브로 계속 영상 찾아보기! (나는 좋아하쥐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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