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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 황혼녘 백합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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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16 황혼녘 백합의 뼈

 

온실의 불빛. 촉촉하고 따뜻한 밤공기. 흔들리는 촛불의 빛.

 

아마 앞으로 평생 동안, 내가 진정한 의미로 좋아하는 사람은 너 뿐일 거야. 우리가 맺어지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을 거야. 나의 세계에 들어와서, 나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리세뿐이야.

그래.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우리는 당분간 헤어져서 지내게 될 거야. 나는 여러 여자아이를 사랑할 거야. 앞날을 위해 필요하다면 마음에 안 드는 아이여도 상관없어. 리세도 그래도 괜찮아. 안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테니까.

 

 

말 그대로 분위기는 대단히 점잖으면서도, 날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살기 비슷한 것이 감돌았다.

 

그는 아름답지 않은 여자와 머리 나쁘고 센스 없는 여자를 노골적으로 경멸했다. 그와 함께 살았던 시절에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나를 경멸하지는 않는지 늘 노심초사했다. 그는 내 마음 속에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평가를 내리는 쪽은 언제나 잔혹하기 마련이다.

 

협박이란 건 상대가 뭔가 가치 있는 걸 갖고 있을 때 성립하는 거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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