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친구 따라 태권도장에 다닌지 어느새 8개월이나 지났다.
정작 친구는 3개월쯤 다니고 그만뒀고.. 나는 아주 성실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남아서 계속 배우는 중.
성인부라 엄청 힘들게 시키진 않아서, 운동하고나면 딱 적당한 만큼 힘들고 뿌듯하다.
어릴 땐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 헬스장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것밖에 없다보니 운동이 재미없는 줄 알았는데
태권도는 적절히 외울 것도 있고 점점 올바른 자세가 완성되는 것이 직접 눈으로 보여서 늘 새로운 자극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품새라는 게 단계가 딱딱 있다보니 새로운 진도 나가면 그렇게 성취감이 있음 ㅎㅎ
가장 힘든 건 모든 운동이 그렇듯 집에서 도장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나가기 30분 전부터 가기 싫어서 매일 괴로워 함.
하지만 일단 가면 태권도장 위치가 화성행궁 바로 옆이라 가자마자 이뻐서 기분 좋아진다.
1. 흰 띠
2021년 7월 5일 처음 도장을 다니기 시작하고, 도복과 흰 띠를 받았다.
도장과 도복 수련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밌는 시기.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동작들을 눈치껏 이것저것 따라하며 성실히 도장에 나갔다.
우리 태권도장은 사범님 한 분께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어려도 선배에게 대물림으로 배워서, 오늘 내 담당 선배마다 각각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른 것도 재미있다.
열심히 발 동작도 배우고 엉성한 자세지만 발차기도 배우고 근력운동(힘들어ㅠㅠ)도 하면서 몇 주를 보냄.
2. 노란 띠
2021년 7월 28일! 도장 다니고 한 달만에 첫번째 심사를 보고 노란띠로 승급했다!
이제부터 정말 본격적으로 태권도 초보 티가 난다 ㅋㅋ 왜냐면 흰 띠는 멀리서 보면 도복 색이랑 비슷해서 티도 잘 안 나고 또 (어쩌면) 잠깐 태권도를 잠깐 체험해 본 일반인 코스프레를 할 수도 있었는데, 노란 띠는 백미터 밖에서 봐도 눈에 띄는 병아리색에다가 승급을 할 만큼 태권도에 진심이라는 것이 티나기 때문이다.
하여튼 실력이 쪼금 늘어서 나름 발차기처럼 보이는 발차기를 할 수 있게 되었음.
3. 초록 띠
2021년 9월 27일! 노란 띠를 따고 두 달만에 초록띠를 땄다.
이제는 초보티를 조금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점점 많은 것을 배우고 외울 것도 많아진다.
무엇보다 날이 선선해져서 운동하기 좋았다. 여름은.. 긴팔 긴바지의 도복을 입고 운동하긴 너무 더웠어..ㅜ
초록 띠로 지내던 중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건강이 좀 안 좋아져서, 10월 한 달 운동을 쉬었다.
다시 복귀하니까 그 동안 외웠던 것이 다 증발해서 (ㅠㅠ) 다시 기억을 되살리느라 조금 애먹었음.
또 이때부터 함께 다니던 친구가 태권도를 그만둬서 혼자 도장에 가야 했는데, 역시 같은 등급 동료가 없으니 외로웠다. 서로 같이 외우면서 이거 뭐였지? 묻는 재미가 있었는데..
할 줄 아는 품새 가짓수가 늘어나니까 머릿속에서 서로 섞이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하고 그렇지만 역시 품새 재미있다. 춤 안무 배우는 것 같구~ 할 줄 아는 것부터 제대로 잘 해야 하는데 자꾸만 새 진도 나가고 싶음 ㅋㅋ
4. 파란 띠
2022년 12월 8일! 드디어 파란 띠로 승급했다.
이제 1단까지 빨간 띠, 검은 띠 두 단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정도 했으면 좀 잘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면 참 좋겠는데.. 여전히 쪼렙이다 ㅎㅎ
사실 찐 선수로 활동하는 어린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하니 언제나 그런 기분이 들 수 밖에. 애초에 나는 그 친구들과 같은 어린 나이에도 운동을 잘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지금 나이에 저 애들만큼 하겠어.
이래서 같이 다니는 친구의 존재가 소중한 건데! 그래도 비교군이 어린 선수들이라 나도 더 높은 목표를 잡고 발전하는 게 있겠지?
파란 띠 되고 나서는 처음으로 호구 입고 겨루기 훈련도 했다. 호구 입는 날은 운동량이 많아서 너무너무너무 힘들어ㅜㅜ
겨루기를 하면 내가 참 공격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약속된 공격을 하는 건데도 사람 발로 차기가 쉽지가 않아.
아 이러면 나중에 위험에 처했을 때에도 공격 못하는 거 아니야? 싶은데... 공격도 해 봐야 느는 거니까 계속 운동하다보면 (뭔가 이상하지만) 언젠간 사람을 발로 퍽 찰 수 있겠지! ㅋㅋ
공격성을 좀 기르기 위해 유도나 주짓수같은 다른 운동을 해야겠다 싶다가도, 동시에 이런 내 성격에 대인 공격보다는 자기 수련의 비중이 더 큰 태권도를 해서 참 좋다는 생각도 든다.
얼른 6장 7장 8장 배워서 국기원 가서 1단 따고 싶다!
그러려면 열심히 해야 하는데 요즘 맨날 땡땡이치고 있어서 민망하네..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 해서 더 건강하고 멋진 근육맨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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