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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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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2

 

"그런 걸까요."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미츠요 씨가 그때 입을 열었다.

 

"뭘요?"하고 묻는다.

 

"기껏 부부싸움 하나로도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우울해지잖아.

남편이 바람이 났다든가 아내가 가출을 했다든가."

 

"네" 실제로 미츠요 씨는 가출을 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헌법 개정이 어떻고, 자위대가 어떻고 아무리 떠들어대봐자 솔직히 그런 게 대수겠어."

 

"그럴지도."

자기 헌법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

예를 들어 아이가 난치병에 걸렸다든가 부모의 폭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헌법이나 자위대에 신경 쓸 여력이 있겠어?"

 

"세상의 문제보다 눈앞에 닥친 자신의 문제라...." 준야가 말한다.

 

"그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세상이나 환경 같은 규모가 큰 일을 고민하고 우려하는 사람이란 어지간히도 할 일 없는 사람이라는 거지.

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소설가나 학자 같은 사람은 다들 여유가 있으니까 그런 장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거라는."

 

"맞는 말 같기도."

 

"그렇게 신선놀음이나 하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훌륭한 말이 일반인들한테 통할 거라는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고 준야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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